• home 커뮤니티 사랑방이야기
제 목 후반전
작성자 이능순 작성일 2021-06-26 조회수 222

후반전


동기 목사님들과 12일 일정으로 수련원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만남이 이어지지 않아서 많이 답답하던 차였다

숯불에 구워 먹는 삼겹살 맛이 일품이다

더욱이 친한 벗들과 함께하니 그동안 쌓여있던 스트레스도 모두 사라진 느낌이다

묵혀두었던 이야기들이 참 많았던 모양이다. 늦은 밤까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목회라는 같은 길을 걸어서인지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대화를 이어가는 순간순간이 소중한 치유와 위로의 시간이었다

나이도 비슷하다 보니 세상을 보는 시각도 다르지 않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회가 가야 할 길에 대한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이전의 교회 모습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그러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견해는 다양했다

나이로 치면 내가 맏이지만 목회경력은 많은 분 들이라 참고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목회와 더불어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라는 토론이 참 유익했다

목회경력이나 현재 나이를 볼때 후반전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친구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정확히 분별하고 있다

나름 잘 준비하고 있는 모습에 많은 도전도 받았다

마음 같아서는 후반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무언가 쓸쓸한 기분이 들어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살아온 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짧다는 것을

UN에서 발표한 새로운 연령 구분을 보면 18세에서 65세까지가 청년이란다

그러고 보면 아직은 청년반열에 속한다는 애기다. 아직 전반전도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청년이라고 하자니 쑥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나 스스로 청년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 게다

힘이 다하고 지친 선수에게 후반전은 희망이 없다. 하지만 팔팔한 청년이라면 다르다

전반전에 잘 싸운 선수는 후반전에는 여유롭고 느긋한 법이다

반면 전반전이 성공적이지 못한 선수는 후반전이 조급할 수밖에 없다. 만회하려는 욕심도 생긴다

후반전 승리를 위해서는 승부욕도 중요 하지만 마음을 비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모든 운동의 기본은 힘을 빼라는 거다. 경직을 부르는 과한 욕심은 승리의 결정적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다

인생 후반전에 임하는 바람직한 자세는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는 거다

그리하면 후반전에서 느끼는 불안과 조급함도 사라질 것이다

덕분에 정확한 판단력과 넓은 시야도 덤으로 얻게 된다

후반전에 임하는 또 하나의 바른 자세는 쓸데없는데, 힘을 분산하지 말라는 거다

노련한 선수는 선택과 집중을 잘한다. 꼭 사용해야 할 곳에만 효율적으로 힘을 집중한다

후반전에는 전반전과 같은 무한에너지가 공급되지 않기에 힘의 분배는 참으로 중요하다

문제는 후반전이 깊어질수록 생각이 많아진다는 거다

이루어야 할 것들도 많고 정리할 것도 많을 것이니 말이다. 나이 들수록 잠이 없어진다고들 한다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나도 요즘 들어 부쩍 생각이 많아졌다

다음 세대의 신앙, 교회의 미래, 자식들이 감당해야 할 세파 등등.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요즘 귀촌 생활에 대한 유튜부에 유독 눈길이 간다. 촌사람인데 말이다. 생각이 밚다는 반증이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치열하게 전반전을 치른 사람들이다

불편하고 답답할 것 같은 시골 생활을 하면서도 사뭇 행복해들 한다

잃었던 건강도 되찾은 분들도 많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마음을 비우고 욕심과 집착을 버렸기 때문이다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에서 자유로워졌다고들 한다

과도한 경쟁과 상대적 빈곤 등의 박탈감에서 벗어났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욕심과 집착의 힘을 빼니 매사를 여유롭고 유연하게 대처하게 된다고 한다. 목회도 마찬가지다

그리하면 된다. 내려놓는 것이다.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은 내려놓고 힘을 빼는 데서 온다

후반전은 그렇게 맞으면 된다. 교회와 세상 모두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도 심화 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신기루 같은 세상에 소망을 두지 말아야 한다

영원한 하늘나라에 소망을 두어야 한다. 그것이 지혜요 행복의 지름길이다

후반전은 내가 무엇을 하려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사람들을 세우는 일에 조력해야겠다

주어진 남은 사명 무리하지 않고 묵묵히 감당하면서 말이다.

 

사랑방이야기 제 363후반전 

글쓴이 : 이 능 순

댓글쓰기
글쓰기
이전글 순한 양
다음글 토론배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