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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목사의 편안함
작성자 이능순 작성일 2021-06-12 조회수 224

목사의 편안함

벌써 김포에서의 목회가 8년이나 되었지! 그사이 무엇하나 이룬 것 없이 나이만 먹고 말았어

김포에서는 당신이 제일 편하고 행복했지! 나는 이렇게 고생만 하고 있고 말이야!” 

두어 주 전쯤에 아내와 나누었던 대화다

부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볼멘소리를 하는 아내의 표정에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 보였다

그동안 고단했던 지난 삶을 함께 살아온 연민의 정도 담겨있는 것 같다

또한, 누구는 고생하고 누구는 누리기만 한다는 불만도 살짝 느껴지기도 한다

그 생각을 다 짐작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편안해 보이는 내 모습이 부러운 모양이다

편안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자유롭다는 거다

그러고 보니 지난날 속박되어 있던 많은 것들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는 일용할 양식에 대한 걱정에 매여 있었다

특히 흰쌀밥이 그렇게 먹고 싶었다. 때깔도 냄새도 그리 좋을 수가 없었다

힘들게 일하시는 아버지 외에는 누구도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끌거리며 입안을 돌아다니는 보리밥이라도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것이 감사했던 때였으니 말이다

지금은 양식 걱정에서 자유롭다. 물론 흰쌀밥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학창시절에는 공부와 등록금에 대한 부담에 매여 있었다. 정신과 육체적인 제약도 심했었다

다가오는 미지의 삶에 대한 두려움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공부가 부담이 아닌 즐거움이 되었다. 얼마나 자유로워졌는가

미지의 삶에 대한 두려움도 정신과 육체의 제약도 받지 않는다

군대 생활 할 때는 대부분의 자유가 박탈되었었다

답답한 이 상황에서 언제 벗어나며 자유로운 그날이 오기는 할까

절망도 하였었는데 옛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그 외에도 사업, 결혼, 자녀 양육, 등 얼마나 많은 것들에서 자유로워졌는지 모른다

이 모두가 지금은 아련한 추억의 한 페이지일 뿐이다

더욱이 나를 가장 옥죄이고 있었던 죄와 죽음의 문제까지도 자유로워졌다

이쯤 되면 편안하지 않은 것이 이상한 것 아니겠는가

바울 사도는 고린도후서 416절에서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라고 했다. 오늘따라 그 말씀이 절 절이 다가온다

나도 속박과 매임의 낡아지는 겉사람보다 자유롭고 새로워지는 속사람에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젊음이 부러울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다시 젊음의 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로움이 더 가치 있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제약된 젊음보다 자유로움의 편안함이 나를 더 행복하게 한다는 애기다

문득 나의 이 편안함의 행복은 무엇으로부터 기인한 것일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먼저는 진리 안에서 자유를 누리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다

또한, 부족한 목사의 재미없는 설교도 경청하고 이모저모로 섬겨주는 참좋은 성도들 덕분이다

그리고 아내의 헌신과 불평 없이 잘 자라준 자식들 덕이기도 하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나의 편안함을 위해 힘쓰고 있기에 가능했던 편안함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염치없고 부끄럽기도 하다. 감사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모두에게 받은 은혜 이상으로 편안함의 행복을 돌려드려야겠다는 결심도 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목사에게 편안하다는 말이 어울리는가? 에 대한 자문도 해 본다

목사는 왠지 편안해서는 안 될 것만 같다

편안하다는 것은 자칫 직무 태만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이 편안한 행복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 목사도 이러한 편안한 쉼이 필요한 사람이다

편안함의 시간을 허락하신 것은 무언가 시키실 일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짙고 오랜 편안함일수록 해야 할 일의 강도도 더할 것이다

그때를 위해서 주어진 편안함의 행복을 후회 없이 누려야겠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편안함을 추구한다. 누구도 예외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절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편안함은 화를 부른다. 게으름에 빠지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게으름을 악하다고 책망하셨다

더욱이 종으로 부름 받은 자들에게는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 분노의 저주를 퍼부으셨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 절제된 편안함의 행복을 누리자

주님의 얼굴을 세심히 살피며 반응하는 지헤로운 종이 되자!! 

착하고 충성 된 종이라는 타이틀을 반드시 쟁취하지!!! 

그런즉 너희의 자유가 믿음이 약한 자들에게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고후8:9)

사랑방이야기 제 361목사의 편안함 

글쓴이 : 이 능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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