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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나님의 사람, 맛깔나는 신앙생활, 흥겨운 성도의 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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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설교자와 요리사
작성자 : 작성일 : 2025-05-18조회 : 2

설교자와 요리사

다음 주일 어떤 음식을 만들까? 아내는 주 초부터 고민한다

그럴 때면 반찬 수 조금 줄이고 간단히 해라는 말을 해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성도들 대부분 아침 거르고 올 것인데 한가지라도 더 해야지!”라고 한다

토요일이면, 성도들을 섬길 음식 준비를 위해, 채소가게, 마트 등을 오가며 분주히 움직인다

그러다 보면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손이 모자라면, 내게도 도움을 요청한다

주일 아침이면 더 바빠진다. 그 와중에 내게 밥상 차려주며, 매번 반찬 시식을 강요? 한다

나는 잡식성이라 짜면 짠 대로 맛있고, 싱거우면 싱거운 대로 맛이 있다

아내에게 반찬 투정해본 기억도 없다. 더러는 아내가 음식을 맛깔나게 해주니 그렇겠지! 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어머니는 막걸리 담그는 것 외에 잘하는 음식이 별로 없으셨다

그래도 나는 언제나 맛있게 먹었다. 어머니는 그런 나의 모습을 흐뭇해하셨다

자식 입에 음식 들어가는 것만큼, 보기 좋은 것은 없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지독히 가난하던 시절이다. 이를 감 안 하면 어머니 기쁨이 어떠하셨을지 짐작할 수 있다

음식 먹는 것 자체가 감사하니, 투정은 내게 사치다

혀의 맛 감 떨어지는 사람인 줄 알면서도 번번이 평가를 강요? 하는 아내가 딱하다

요즘 들어 입맛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나이는 속일 수 없나 보다. 내게 간을 보라는 것 보면 말이다

만든 음식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먹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웬만한 음식은 맛있다는 소리 듣기 쉽지 않다. 또한 다양한 입맛을 맞춘다는 것도 그렇다

문제는 내가 맛을 평가해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제안을 받게 되면 곤혹스럽다

간을 내게 맞추면 낭패 볼 수도 있어!” 경고해도 소용없다

삼십 명 입맛이 나와 같을 수 없으니 손맛을 믿어!”라는 말을 해주며 간을 본다

아내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주일 애찬 시간, 성도들이 맛있다! 맛있다! 라며 즐거워한다

그런 모습들 보며 아내는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는 거다

그런데 늘 좋은 평을 들을 수는 없는 법이다. 간혹 짜니 맵니하는 말이 들리면 자책하며 힘들어한다

요리사의 자부심은 만든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을 목사인 나는 누구보다 공감한다

설교자는 요리사와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주님 주신 말씀 재료로 양들을 먹일 영의 양식을 만드는 것이, 설교 준비다

같은 재료라도 요리사의 손맛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이다

명품 요리도, 형편없는 요리도 될 수 있다는 거다. 설교도 마찬가지다

좋은 설교자와 요리사가 되려면, 먼저 섬길 대상에 대한 사랑의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주님도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씩 물으시며, 내 양을 먹이라 말씀하셨다

거기에 섬길 대상의 입맛은 물론 건강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런 후 정성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가졌던 설교자로서의 초심이다

지난주일 점심을 먹고, 목양실에 들어오니, 혜주가 걱정되는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설교 한 부분의 문제점을 이야기해준다

나는 그런 의도로 한 것 아닌데, 듣는 사람이 그리 느꼈다니! 한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이해도 된다

하지만, 설교자로서 불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예배 후 무리 없이 설교를 마쳤구나! 안도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설교자와 회중이 이렇게 같은 말을 다른 뜻으로 받을 수 있을까? 마음이 무겁다

설교는 목사의 영광이자 부끄러움일 수 있다. 주님 앞에 심판 대상이기도 하고 말이다

설교는 성도들의 입맛을 고려한 맛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목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말씀을 통한 찔림을 주어 어이할꼬마음을 찢으며 회개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자유함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다. 조심해야 할 것은 찔림이 지나쳐 상처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최악의 설교가 된다

동일한 설교라도 사람의 성향과 신앙 성숙도에 따른 차이가 있다

찔림을 받고 회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구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말이라는 것이 다르고 다른 법이다. 설교자로서 그런 면을 간과한 부분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이 스승의 날이다. 선생은 더 큰 심판이 기다린다는 말씀을 다시금 마음 깊이 새겨넣는다

저명한 설교자인 필립스 브룩스는 설교는 인간의 성품을 통하여 하나님의 진리를 전달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설교자의 중요한 덕목은 주님 닮은 성품이라는 거다. 에스라와 같이 말씀 연구하고 준행하며 건강하고 풍성한 식탁을 차리자

주님의 양들에게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는 참좋은 요리사(설교자)가 되자!

 

사랑방이야기 제 562설교자와 요리사

글쓴이 : 이 능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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